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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간 초월,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review/영화 2023. 3. 27. 21:24

     

     

    개봉 2017년

    재개봉 2021년

     

     

    그동안 어찌 된 일인지 나는 이 영화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었다. '잘' 모른다고 표현한 이유는, 어디선가 제목을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7)의 (내 기준) 황금라인을 끝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접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일본애니영화 광팬은 물론 아니었지만 앞에 언급한 저 세 작품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영화였기 때문에 내가 이런 유의 영화를 안 볼 이유는 없었다. <너의 이름은> 포스터에도 적혀있지만,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역시 어디선가 들어봤고, 심지어 볼 기회도 있었는데 선뜻 손이가지 않던 기억이 난다.

     


     

     

    영화감상 TMI

     

    아무튼 이번에도 볼까말까 고민했다. 최근에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새로운 일본애니영화가 나왔던데, 난 그 영향으로 <너의 이름은>을 봤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아마 또 시간이 지나야 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시점에 <너의 이름은> 영화 리뷰를 볼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이왕 봤으니 보면서 신기했던 것을 적어보려 한다.

    일단 처음에 오프닝송이 나오고 중간에도 노래가 나오는 게 참으로 신선했다. 일본 티비 애니도 아니고 영화인데 ost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니. 일본 애니영화의 경우 ost가 뜨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찾아보니 이 영화 ost도 많이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몇 개월 전에 일본시골풍 배경인 농촌생활게임을 한번 했는데, 영화 배경이 완전히 그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스즈메의 문단속> 포토도 잠깐 봤는데, 그것 역시 비슷했다. 해안가와 자전거, 교복, 푸릇푸릇한 여름, 확실히 낭만이 있다. 그렇지만 나의 경우, 그런 감성에 조금 질린 것 아닐까 싶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는 판타지스럽고 좋았는데 언젠가부터 이런 종류의 일본애니영화는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쉽다. 

     

    또 시골에 사는 여주와 도시에 사는 남주의 환경적인 배경의 대비가 신기했다. 깡촌에 사는 여주가 그 생활에 불평불만을 할 때 나는 그 배경과 집안과 색채가 참 멋있게 느껴졌지만, 현실적으로는 카페 하나 없는 시골에선 버티기 힘들게 분명하다.  반대로 남주의 환경은 약간 동대문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도시의 생활이야 별로 특별한 건 없었지만, 일본에 놀러 가면 저런 느낌일까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남주의 폰에 뜬 Line이 참 놀라우면서 웃겼다. 웃픈 Line...

     

     

    <너의 이름은>의 재미?

    사실 이미 많은 시공간 스토리를 접한 나로서는 그렇게 인상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랑 비슷한 느낌을 받기는 했는데, 아마 더 순수했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만큼의 임팩트를 받지는 못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보면서 뭔가 비극적이고 슬픈 느낌이었다면, <너의 이름은>은 보장돼 있는 해피엔딩의 느낌을 받았다. 사실 비극으로 끝나도 그렇게 마음이 절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는 중간에 이미 더 큰 비극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간에 나오는 떡밥으로 여주와 남주의 시대가 다름을 짐작했고, 어쩌면 매우 큰 간극이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간극이 겨우 3년이라는 걸 알고는 조금 시시해졌다. 3년이라는 시간은, 이미 어떻게 해서든 둘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분명 재미는 있었지만 그 이후의 스토리는 더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긴 힘들었다. 여차저차 둘이 만나고 헤어지고, 기억을 하고 못하고를 반복하면서 예정대로 끝났다.

     

    둘이 정말로 만나게 되는 것보다 더 내 신경을 곤두서게 했던 건 다름 아닌 마을사람들이 미적대는 모습이었다. 이러다가 결국 대피하지 못하고 죽는 것 아닌가 하는 다급함이 난 더 와닿았다. 

     

    아무튼 이미 개봉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난 영화여서 이 영화를 봐야 하는지 아닌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지만, 그냥 쓰는 김에 결론 내보자면, 한 번은 볼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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